STORY OF THE COMPANY

회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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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박사 이야기

:과장님.
:네 사장님.
:잘 되어 가요?
:네 다양한 각도로 생각중입니다.
:저는 남과장님 믿어요. 남들이 뭐라해도 신경쓰지 마세요. 특별히 힘줄 필요도 없고. 과장님이 제시한 아이템 좋아요. 내 마음에 들어요. 과장님이 필요하다고 한 사람들 저도 알아보고 있어요.
주위에 괜찮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줘도 좋고. 다섯명이라니 꼭 독수리 오형제 같네요.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독수리 오형제 대유행 시절 골목 친구들은 나를 남박사라 불렀다. 남씨라서 그랬다. 단순하게도. 그래서인지 나도 건이보다 남박사에 정이 갔다. 좋았다. 체력보다 지력. 판단력과 통찰을 가지고 있는사람. 든든한 백업. 존경받는 어른. 진정 정의의 수호자. 현재 기준으로 내노라하는 대학을 졸업한 천재과학자. 멀쩡한 허우대에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넘사벽 존재. 어린 내가 프론트맨에 혹하지 않고 하필 그와 동화된 것이 기특할 정도이다.

경제 성장기의 막바지에 놓인 우리들은 호황을 누리고 살았다. 컬러TV의 보급을 시작으로 해마다 쏟아지는 가전제품들이 유행을 만들어갔다. 중산층의 표시. 내방에서 혼자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보다가 독수리오형제를 만들 수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우리의 꿈은 과학자에서 "발명가"로 하향조절되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과학상자를 만나게 되었다.

청소년의 교육, 미래, 기술의 발전등의 슬로건에 딱 들어맞게도 유행한 이 "개발키트"는 딱히 실용적이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았지만 정해진 틀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었다. 후에 나온 어떤 기기보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셈이다.

이 놀라운 "개발키트"는 현재까지 내 직업적인 성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는 제품의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의 이해가 즐겁고 그 플랫폼에도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 본질적 즐거움을 즐기는데 익숙하다.

첫차를 샀을때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 설명서를 끝까지 정독했다. 1/48부터 1/144까지 그동안 내 엄마 손톱깎이로 만들었던 건담의 조립 설명서가 생각났다. 내 검지손가락에 코팅된 순간접착제도. 에나멜과 신나 냄새. 타미야 별 두개 짜리 로고도 생각났다. 모터에 전원이 인가된 진동이 생각났다. 바닥에 차를 놓았을 때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당황스러움이 생각났다. 나는 결국 그 조그만 차를 잡지 못하고 보도 블럭에 부딪쳐 멈추고야 말았다.

대표가 나가고 회의실에 남아 일을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즐거움의 본질은 현재도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다. 내가 만드는 소프트웨어에는 이 즐거움이 녹아 있어야 한다. 2018년 현재 디바이스는 성능이 충분하고 우리의 기술 역시 그러하다. 유년기에 우리가 얻어 지금껏 바래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그 즐거움을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싶다.

이렇게 우리는 훌륭한 어른이 되었다.

컨셉 이야기

:대세는 복고라니까. 여기 여기 봐바. 그와중에 이런 네온효과 너무 매력적이지 않아? 이 와이어프레임이랑 해서 트론느낌 나게. 트론 알지 트론. 트론도 예전게 진짜지. 마찰력 1도 없이 등가속도 운동 쭉.
:와이어프레임 하니 생각나네요. 비디오레인저007 흑역사 아시죠?
:아니 비디오레인저 007를 알아? 어떻게 알아 그거? 정확한 워딩으로 들어본게 정말 오랫만이네.
:심지어 장미쉘쟈르 음악이죠 아마.
:아... 장 미쉘쟈르. 이자벨아자니는 두고도 한눈을 파는... 이런 이야기를 내가 홍실장이랑 하다니. 아니 그건 그렇고 이런 80년대 느낌으로 가야한다고. 우리 회사 컨셉이 그거잖아.
:사장님. 정말 떠오르는대로 복고, 빈티지 해서 기억도 안나는 옛날 디자인대로 하면 아무도 안 좋아해요. 동시대적 보편성의 범주안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위해 고심하는 과정이 복고고 빈티지지. 사장님 매장 가로수길 하실래요 동묘하실래요?
:아니 가로수길이지 당연히. 그래도 좋지않아? 한방에 딱 눈에 띄는 임팩트!
:네 좋아요. 한방에 눈에 띄는 임팩트. 우리 CI에 전부 반영하고 전체 디자인은 스토리대로 가요. 내용이 중요하다고 늘 말씀하셨잖아요.
:그랬지.
:네.
:그래 실장님 말이 맞네. 욕심이지 이런게. 팝업으로 이벤트 할때나 화끈하게 네온 한번 가요.
:좋죠. 그건 저도 좋아요. 그리고 우리 디자인 컨셉에 복고는 잘 살려볼께요. 좀더 모던한 방법으로.
:그래 좋아. 대신 이벤트는 꼭.